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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말하는 대통령... 손가락을 자르고 싶다고요? [서평] 최성 <대통령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7. 18. 11:45
 
ⓒ 다산북스

어김없이 대통령을 뽑는 해가 돌아왔다. 우리나라는 올해 12월에 새 대통령을 뽑는다. 다시 투표장에 가서 투표용지를 놓고 누구를 찍을 것인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처음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는 5년이라는 세월이 무척이나 긴 것처럼 느껴졌다. 한데 세월은 흐르는 물과 같다더니 벌써 임기 말이 다가왔다.

 

임기 말이라는 실감은 대통령의 친형이 구속되고, 주변인물들이 줄줄이 검찰 수사를 받는 것에서도 느껴진다. 일종의 레임덕 현상으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떠오르는 해는 오래도록 하늘에 머물지만, 지는 해는 순식간에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간다는 사실을 더 확실하게 알려주는 것은 대통령 자리를 향해 숨 가쁘게 달려가는 '대선 예비후보'들이다. 대선주자로 얼마나 많은 이들의 이름이 거론되는지,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이의 이름을 보면서 저 사람도 대선주자였어, 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그들 가운데 이 사람은 깜냥이 안 되는 것 같은데 왜 대선주자로 등장하는 거지, 하면서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한다.

 

대선주자들은 거론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대선출마 선언을 하면서 빠른 행보를 이어가면서 국민에게 눈도장을 찍히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런 이들을 지켜보면서 올해는 누가 국민의 선택을 받아 대통령이 될까, 궁금해진다. 대체 누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대선후보가 되어 대결을 펼칠 것이며, 다른 정당에서는 누가 대선후보로 나설 것이며, 어떤 변수가 어떻게 작용해 판을 뒤흔들 것인지 궁금해 하는 이가 나만은 아닐 것이다.

 

기초단체장이 대통령에 대해 얘기한다, 도대체 왜?

 

대통령을 잘 뽑아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아질 텐데, 걱정스럽기도 하다. 특히 경제 전망이 어두워서 대선이 끝난 뒤에 어떤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우려스럽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체 어떤 이를 어떤 기준으로 뽑아야 대통령을 제대로 잘 뽑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

 

이런 상황에서 기초자치단체장이 어떤 대통령을 뽑아야 하며, 대통령은 어떤 덕목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정리한 책을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스스로를 목민관이라 자처하는 최성 고양시장이 쓴 <대통령은 어떻게 탄생하는가?>(다산북스 펴냄)이다.

 

목민관이 왜 대통령에 관해 거론하는 거지? 고양시만 잘 책임지면 되는 거지, 기초자치단체장이 대통령의 덕목에 대해 거론하는 건 일종의 월권인 거 아냐?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최 시장이 '월권'을 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최 시장은 그런 이들의 생각을 짐작한 듯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이 땅의 민초들이 겪고 있는 분노와 아픔을 차기 대통령을 꿈꾸는 이 땅의 정치지도자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하는 절박감 때문이다. 연일 이어지는 충격적인 자살 소식들과 서민들의 극심한 민생고를 접하면서 필자 역시 거대 담론에 집착했던 것은 아닌지 반성하는 한편, 민생 현안과는 동떨어진 정치권의 행보에 대해 분노하고 또 분노했다. 그 분노하는 민심의 한복판에서 오늘의 시대정신을 함게 고민하고 차기 대통령이 필수적으로 해결해야 할 절박한 민생개혁 과제들에 대해 치열하게 담고 싶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차기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민심 보고서이자 분노한 민심이 바라본 차기 대통령의 자격과 조건에 대해 진정성 있는 소통을 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 <대통령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서문에서

 

최성 고양시장
ⓒ 고양시청

최 시장은 시장으로 재임한 지난 2년 동안 발로 현장을 뛰며 수많은 '민초'들을 만나면서 그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절실하게 느꼈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정의가 실현되고 민생의 고통을 덜어내는 생활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대통령을 제대로 뽑아야 한다"고 최 시장은 이 책을 통해서 주장하고 있다.

 

또한 최 시장은 "대통령을 뽑은 뒤 손가락을 잘라 버리고 싶다는 후회를 하지 않도록 이번에는 정말로 대통령을 제대로 잘 뽑아야 한다"며 "유권자들이 대통령을 선택한 뒤 후회하는 일을 반복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책을 내게 되었다"고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행정관을 지냈으며, 17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최 시장의 입장에서는 고양시민뿐만 아니라 국민 전체를 아우르는 시선으로 이번 대선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 시장은 이 책에서 대통령은 다섯 가지 덕목을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첫 번째로 강조한 것은 '정의'였다. 정의롭지 못한 자가 대통령이 된다면 우리 사회는 결코 정의를 구현할 수 없다. 그가 특히 관심을 가진 정의는 '경제정의'였다.

 

최 시장은 "경제를 살리겠다고 집권한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 4년이 넘었지만 시민들은 이전보다 더 살기 어려워졌다고 비명을 지르고 있다"며 이에 대한 해결방안 또한 제시하고 있다.

 

"MB 정부 출범 4년, 시민들 살기 어려워졌다고 비명"

 

그는 통합과 소통 그리고 평화를 연이어 대통령에게 필요한 덕목으로 꼽았다. 그가 마지막으로 꼽은 대통령의 덕목은 '청렴'이다. 비리사건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들이 줄줄이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현실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최 시장이 꼽은 다섯 가지 덕목은 이 시대의 지도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겠지만, 지금까지의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그렇다면 이번에야말로 그런 덕목을 갖춘 대통령을 뽑아야 하지 않을까? 물론 이런 덕목을 고루 갖춘 이들이 대선후보가 되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최 시장은 대통령의 자질이나 조건 그리고 덕목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현직 목민관의 시각'으로 현재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이들에 대한 평가도 덧붙였다. 새누리당의 김문수, 정몽준, 이재오, 박근혜 의원을 비롯해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정동영, 정세균 의원에 대해 거론했다. 물론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가 있다.

 

아직은 대선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미미한 편이지만, 조만간 대선 바람이 전국을 휩쓸 것이다. 어떤 후보를 어떤 기준으로 뽑을 것인지 이 시대에는 어떤 대통령이 필요한지에 대해 <대통령은 어떻게 탄생하는가?>를 읽으면서 생각하는 기회를 가져보는 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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